HOSIM - CURATION
영화
Blue Sapphire
from
'Titanic'
EDITOR
KIM JEONGHYEON
타이타닉 (Blue Sapphire from 'Titanic')
1997년에 제작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영화 <타이타닉>은 압도적인 스케일의 재난 블록버스터이자 세기의 러브 스토리를 담은 작품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본 적은 없어도, 뱃머리 위에서 두 주인공이 함께 바다를 바라보는 장면이나 셀린 디옹의 목소리로 울려 퍼지는 주제곡 ‘My Heart Will Go On’은 알 정도로 오랜 시간 큰 사랑을 받아온 명작이죠.
영화에서 사파이어는 ‘대양의 심장 The Heart of the Ocean’이란 이름의 목걸이로 등장합니다. 루이 16세가 걸던 56캐럿 다이아몬드 목걸이라는 설정으로, 로즈(케이트 윈슬렛)의 약혼자 칼(빌리 제인)이 그녀의 환심을 사기 위해 선물했습니다. 영화 시작부터 등장하는 해저 탐사선이 찾아 헤맨 보물이 바로 이 푸른 빛의 보석인 것입니다.
칼이 선물한 이 목걸이는 아이러니하게도 칼이 아닌 잭(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과의 사랑을 상징하는 소재입니다. 선물 받은 이후 로즈가 대양의 심장을 착용한 유일한 순간이 잭이 자신의 초상화를 그려줬을 때라는 게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죠. 사고로 배가 침몰하고 결국 잭과 영영 이별하게 된 뒤에도 로즈는 평생동안 목걸이를 간직합니다. 사진을 비롯해 어떠한 흔적도 남아 있지 않은 잭, 오직 자신의 기억 속에만 존재하는 그를 떠올리게 해주는 유일한 물건이기 때문일 겁니다.
영화 후반부, 잭을 떠나보낸 뒤 누구에게도 꺼내지 않았던 그날의 이야기를 모두 털어놓은 로즈는 끝내 목걸이를 바다로 던져버립니다. 그리고 잠이 들며 일생을 그리워한 잭과 만나는 가장 행복한 상상 속으로 떠나게 됩니다. ‘불변’, ‘진실’ 등의 의미를 지닌 사파이어. 나를 해방시켜주고 운명적인 사랑을 일깨워준 잭에 대한 로즈의 영원한 사랑을 나타내는 징표로 이보다 더 적합한 보석이 있을까요?
에디터 김정현 @kimjeonghyeon_
Release - 2021. 9. 17